법화림 / 바라승아제 70-73(법문 원고)
법화림

2020년 2월 23일 일요일에 있었던 법문의 바라승아제(70-73) 원고 올려드립니다.

파일이 안열린다는 분들이 있어서 이곳에 내용을 기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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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승아제

70. 침묵해야 할 때 침묵하고, 용기 있게 말해야 할 때 바르고 선한 뜻으로 말하는가?

71. 비생산적인 잡담이나 희론戱論 속에서 재미를 구하거나 아만을 키우고 있지 않은가?

72. 부끄러움 없이 함부로 자기를 내세우거나 자랑하고, 타인을 공연히 비방하거나 시비를 일삼고 있지 않은가?

73. 타인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고 자비심을 잃지 않고 교감하며, 사람의 말을 경청할 줄 아는가?

    

말은 얼의 울림이다. 얼의 꼴이 너의 모습인 것처럼, 말은 바람 타고 오는 너의 울림.

헤프게 말하지 말고 나오는 말을 제멋대로 내뱉지 말라. 얼이 편안하고 넉넉해지지 않았거든 차라리 침묵하는 것이 좋다.

정확한 타이밍에, 자타에게 유익하고 언제나 그릇되지 않은 말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아니라면, 말에 무게보다는 생명이 담겨 샘솟을 때까지, 피어날 때까지 잠깐이라도, 반박자라도 침묵으로 기다리는 것이 좋다. 사물이 바람을 기다리듯, 그리하여 풍경소리가 되고 솔바람소리가 되듯.

그때에만 말은 너에게로 가는 징검다리가 된다. 뜻 없이 귓전을 스쳐가지 않고 네 수면에 동심원 일으키는 바람이 된다, 사랑이 된다. 차라리 군자처럼 언하라.

말의 생명은 빛. 다이아몬드 같은 지혜와 살에 편안히 가 닿는 온도. 그러니 먼저 기다리라.

생명은 길지 않다. 그럴수록, 유한한 너의 목숨 안에서 무슨 말이 되어 바람에 실려갈지, 어디로, 누구에게로 불어갈지 너무 늦지 않게 결정하라.

그러나 무엇보다, 먼저 산 같은 침묵이 되라. 생명이 아깝고 소중할수록, 경거망동하기 전에 먼저 열린 귀가 되어 충분히 오래 존재하라. 그대가 말을 배우기 전에 먼저 귀가 열려있지 않았더냐? 모름지기, 빅뱅은 침묵 속에서 일어났다. 귓속의 귀는 빅뱅 이전에 열려 있다.

그러고 나서, 울림이 되라. 때로는 천둥이 되라.

음성 이전에 따스한 눈길이 되라. 너와 내가 이미 하나인 그 마음이 되라.